2013년 5월 18일 토요일

[야설 ] 강간범의 변명 - 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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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 강간범의 변명 - 5부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깬 나는 약간의 숙취를 느꼈다.

하지만 견디기 힘들 정도는 아니었고 어젯밤 일어났던 일도 모두 뚜렷이 기억났다.

소주 세 병을 마셨으니까 적게 마신 편은 아니었는데 이 정도라면 술이 약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평소라면 잠에서 깰 때 항상 곧바로 일어나지만 오늘은 왠지 한없이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마음에 나는 그대로 누워서 어젯밤 일을 떠올렸다.

‘왜 그랬을까?’

단순한 충동으로 그런 짓을 저질렀을까?

물론 충동적인 범죄였지만 그 충동이란 것도 내면을 들여다보면 반드시 뭔가 과거에 경험했거나 배운 것에 근거돼있는 경우가 많다.

내 경우도 생각을 해 보니 고아원 시절 경험했던 그 강간사건이 어젯밤 그런 일을 저지르게 만든 근원적인 이유일 것 같았다.



고아원 시절.

특히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때 내 주변에는 그야말로 인간말종 같은 놈들이 있었다.

속칭 5인조라는 다섯 놈이었는데 그놈들 하는 일이 떼로 몰려다니며 사람들을 패거나 위협하여 돈을 뜯는 일 등 많은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는 것이었다.

온갖 범죄를 다 저지르는 그놈들이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여자를 강간하는 일이었다.

그렇게 범죄를 저지르는 놈들이라 잡히면 소년원에 가게 되지만 이놈들은 운도 좋은지 들키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끊임없이 사고를 치고 다녔다.

물론 고아원생들 중 대다수는 나처럼 모범적이었지만 두 부류가 섞이다보니 건전하게 사는 애들도 질 나쁜 놈들에게 물이 드는 경우가 꽤 발생했다.

나 역시 그런 유혹을 끊임없이 받았고 고등학교 다닐 때는 한 때 같이 휩쓸려 다니고 싶은 마음이 들어 잠시 그들과 어울린 적도 있었다.

아마 그때가 고등학교 2학년 늦은 봄날이었을 게다.

저녁을 먹고 심심하던 차에 나는 바람이나 쏘이러 가자는 녀석들의 말에 아무 생각없이 따라나섰다.

그날따라 날씨도 너무 좋고 무료함을 느낀 나는 같은 고아원 동료라는 동질감 때문에 별 생각을 하지 않고 그들을 따라나선 것이다.

하지만 그놈들은 그게 아니었다. 어떤 뚜렷하고도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나를 포함해서 여섯 명의 수컷들은 날이 깜깜해질 때까지 거리를 배회했는데 그러다 다섯 놈들 중 하나가 거리를 지나가는 한 여자를 보고 손짓을 했다.

“저 년이다.”

그러자 5인조는 신속하고도 빠른 몸놀림으로 여자를 납치해 으슥한 공터로 끌고 갔다.

다섯 놈에게 잡힌 여자는 비명 한 번 질러보지 못한 채 공터로 끌려갔고 거기서 그 즉시 강간을 당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여자의 옷을 벗긴 뒤 네 놈이 여자의 사지를 하나씩 잡고 남은 한 놈이 여자를 강간하는 식이었는데, 그 동작이 어찌나 자연스럽게 이뤄지는지 옆에서 보던 나는 이놈들이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란 걸 느꼈다.

한 삼십 분 정도 걸렸을까?

다섯 놈 모두가 한 구멍에 모두 자지를 쑤셔대고 바로 그 구멍으로 정액들이 꾸역꾸역 흘러나오는데 그 모습을 보자 난 이율배반적인 느낌에 이를 악물어야했다.

당연히 더럽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한 놈도 아니고 무려 다섯 놈의 정액이 섞여 나오는 구멍이었다.

하지만 뒤이어 들어오는 생각이 내 머리를 흔들자 나는 몸을 떨었다.

‘나도 저 구멍에 좆을 박고 싶다.’

한 번도 여자 경험을 하지 못한 나에게 그 무참한 광경은 생경하면서도 묘하게 성욕을 자극하고 있었던 것이다.

더럽다는 느낌과 나도 똑같이 저 구멍에 좆을 박고 사정할 때까지 쑤셔대고 싶다는 두 느낌에 치를 떨 때 한 놈이 내게 말했다.

“야. 너도 한 번 해라. 빨리 마무리하고 가자.”

하마터면 그때 나도 그놈들하고 똑같이 여자를 강간할 뻔했다.

분위기도 묘하게 흘러 나만 빼면 이상한 모양새가 될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를 악물고 그것을 참아냈다.

여자에 손을 대면 나는 그때부터 그놈들과 똑 같은 범죄자가 되고 마는 것이고 다행히 그것을 들키지 않더라도 그 다음부터는 놈들과 어울리며 동류가 돼버릴 게 뻔한 사실이었다.

그 후로도 놈들은 여자들을 강간한 사실을 마치 훈장처럼 친구들에게 떠벌리고 다녔다.

어젯밤에 따 먹은 년은 너무 헐거웠다느니, 또 어떤 날은 똥십은 표정으로 ‘강간을 했는데 너무 더러운 년을 따먹어 성병에 걸렸다’는 말까지도 아무 부끄러움없이 하고 다녔다.

그때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그런 놈들의 말발이 세고 나 또한 그런 말을 들을 때면 그놈들과 같이 한 번 여자 맛을 보고 싶어 안달이 날 때도 있었다.

여자생각이 간절해도 딸딸이밖에 해결책이 없던 나에게 그 유혹은 사실 참기 힘든 것이기도 했는데 이상하게도 나는 딸딸이를 치면 별로 기분이 나질 않았다.

정액이 차고 넘치니까 어쩔 수없이 배출을 하지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여자의 속살맛을 보면서 씹을 하는 것이었다.



고아원 일을 생각하자 모든 것이 확실하게 드러난 느낌이었다.

나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5인조 놈들처럼 여자를 강간하고 싶은 마음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니고 또 여태껏 이성으로 그 모든 것을 누를 수 있었는데 이렇게 시한부 인생이 되고 보니 그 동안 잠재되었던 더러운 욕구가 화산 폭발하 듯 터지고 만 것이었다.

그렇다면 어젯밤 일은 그 한 번으로 끝나고 말 것인가?

운이 좋아 여자와 좋게 결말이 났고 감옥에 갈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끝내고 다시는 하지 않을 것인가?

나는 누워서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어젯밤 내가 받았던 쾌락은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짜릿한 것이었고 마약보다 더 강력한 중독성이 있는 것인지 아예 본격적으로 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뭐 하다 현장에서 잡히면 죽어버리면 되지. 어차피 죽을 놈이 좀 더 빨리 죽는다고 더 이상 나빠질 것도 없다. 의사도 나 하고 싶은 거 다 해보라고 했으니까 하고 싶은 거나 마음껏 하고 죽자.’

그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잠시 누워서 나는 생각을 더 정리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청으로 출근한 나는 잠시 급한 볼 일을 마치고 국장실로 갔다.

국장실 앞에서 잠시 망설이던 나는 입술을 깨물고 문을 두드렸다.

똑똑-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한참 사무를 보고 있던 국장이 고개를 들고 나를 쳐다본다.

“너 부른 적 없는데?”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한 번도 이런 식으로 국장을 찾아 온 적이 없었기에 국장은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다 나를 자신의 앞에 앉혔다.

“무슨 일이냐?”

나를 보는 국장의 눈에 처음으로 호기심 같은 빛이 어렸다.

“저. 근무 그만 두려고 합니다.”

“뭐?”

잘 알아듣지 못했는지 국장이 반문하자 나는 다시 말했다.

“여기 직장 그만 둘 생각입니다.”

그제야 말을 알아듣고 국장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왜? 이유가 뭔데?”

“아. 그게......”

국장의 쏘는 듯한 눈길을 받자 나는 평상시처럼 말을 더듬거렸다.

국장 앞에만 서면 왜 이렇게 작아지는지 모른다.

“너. 내가 곧 정식으로 발령 내 준다고 했는데 그 말 까먹었냐?”

“아, 아닙니다.”

“그런데 왜 그래? 너 정식직원 되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라고 했잖아?”

“예. 그런데 사정이 생겨서...”

“무슨 사정?”

“예. 그게 몸이 좀 안 좋아서.”

“아. 그러고 보니 저번에 병원 다녀왔다고 했지?”

“예. 그것 때문에.”

“상태가 심각하대냐?”

“아닙니다. 그것은 아닌데... 제가 그냥 정신적으로도 힘이 들고. 그래서...”

“자식. 정신적으로 힘이 든다고? 너 알고 보니까 아주 심약한 놈이구나. 그런 정신상태로 이 험한 세상 어떻게 헤쳐 나가려고. 아무튼 됐고. 내 입에서 여러 말 나오게 하지 마라. 피곤하니까.”

자신이 그렇게 말해도 내가 말없이 버티고 앉아있자 국장은 내 얼굴을 한 번 쳐다보았다. 심각한 내 표정을 보고 국장도 예삿일은 아니라 생각했는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일단 일주일 유급으로 휴가를 줄 테니까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와라. 그러면 그 동안에 내가 널 정식공무원으로 발령 내 놓을 거니까 그때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일하도록.”

“국장님.”

내가 놀란 표정으로 쳐다보자 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식이라 해도 가장 말단이다. 내가 빽이 아무리 좋다 해도 그 이상은 힘드니까 그리 알고. 아무튼 가장 낮은 위치에서부터 시작해서 네 꿈을 펼쳐봐. 내가 밀어주면 나중에 시장까지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니까.”

“국장님.”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렇게 바라던 일이 현실로 이뤄지려고 하는데 나는 얼마 못 살고 죽어야 하다니.

너무 억울해서 눈물이 나왔다.

하지만 국장은 내가 자기 때문에 감동해서 그러는 줄 알고 유쾌하게 웃는다.

“하하. 자식. 뭘 그런 거 갖고 감동을 하냐? 하긴 나 아니면 꿈에라도 가능한 일이 아니지. 하지만 내가 누구냐? 난 눈밖에 벗어난 놈은 사정없이 내 치지만 내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끝까지 뒤를 봐 준다. 철수 넌 내 사람이야. 어제 와이프도 네 칭찬 많이 하더라. 젊은 사람이 예의도 바르고 일도 잘한다고 말이야. 아무튼 그렇게 알고 일주일 후에 나오도록 해.”

“예. 알겠습니다.”

나는 내 뜻을 접고 국장실에서 나왔다.

아무리 시한부 인생이라지만 그토록 바래왔던 일이다.

단 하루를 일하더라도 정식직원으로 일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이제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더구나 정식직원이 되면 건강보험도 자동으로 생기니까 나중에 병원 갈 일이 생기면 혜택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었다.



시청에서 나온 나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근처에 있는 커피숍을 찾아 안으로 들어갔다.

커피를 시키고 나는 내게 주어진 일주일의 휴가를 어떻게 보낼지 궁리했다.

나를 진찰했던 의사는 평생에 해보고 싶었어도 해 보지 못한 일들, 그런 것을 죽기 전에 다 해보라고 했었다.

나는 무엇을 해보고 싶었을까?

생각해보니 첫 번째로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은 마음에 드는 여자와 마음껏 섹스하는 것이었다.

정말 질리도록 원도 한도 없이 섹스를 해 본다면 죽어도 조금은 덜 억울할 것 같았다.

다음엔 여행을 가는 것이다. 국내 여행보다는 해외로 가는 여행이 더 즐겁고 좋을 것 같다. 낯선 땅에서 낯선 여자와 섹스를 한다면 또 그 기분은 어떨까? 생각만 해도 죽여줄 것 같았다.

하지만 여태까지 모두 그림의 떡이라고 생각했었고 나중에 돈과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면 해 보리라 꿈만 꾸고 있었는데...

‘그래. 해 보는 거야. 해보다 안 되면 죽어버리지 뭐. 어차피 곧 죽을 목숨인데 무서울 것이 무언가.’

아침에 했던 결단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커피숍을 나온 나는 먼저 여행사를 찾았다.

마침 맞은 편에 바로 여행사 간판이 보였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지명도가 높은 여행사라 나는 안심하고 그곳으로 들어갔다.

여행사란 곳을 태어나서 처음 들어가 보는 거라 나는 세심하게 주위를 빙 둘러보았다.

‘......!’

생각보다 장소는 넓지 않았다.

하지만 짜임새 있게 구조가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좁은 장소에 비해 사람들은 꽤 있었다.

우선 직원으로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혼자서 넓은 의자에 앉아 모피코트를 입은 여자와 뭔가 상담을 하고 있었다.

그 옆으로 젊은 남자 직원이 한 명 있었고 또 그 옆으로는 아가씨 세 명이 나란히 앉아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자 여직원 세 명 중 가운에 앉아 있던 여자가 내게 상냥한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예.”

“뭘 도와 드릴까요?”

내게 말을 건네 온 여자가 세 여자 중 제일 젊고 예쁜 것 같아 우선 기분이 좋아졌다.

“여행을 좀 갈까 해서요.”

“해외여행 말씀이십니까?”

“예.”

“해외라면 어디 생각해 둔 곳이라도 있으세요?”

“아니. 특별하게 생각해둔 곳은 없는데 한 3박4일 정도로 다녀올 만한 데 없을까요?”

내가 아가씨의 얼굴을 똑바로 보고 묻자 그녀 역시 내 얼굴을 마주 보며 빙그레 웃는다.

“제가 추천해 드릴 까요?”

“예. 갈만한 곳 몇 군데 추천해 주면 내가 고르죠.”

“음. 우선... 지금이 겨울이니까 따뜻한 쪽이 좋겠죠? 추위를 많이 타시는 분이라면 동남아가 괜찮구요.”

“동남아라면.”

“태국이나 필리핀, 베트남 등이 있고 아니면 사이판이나 괌도 괜찮겠네요.”

“내가 열 체질이라 꼭 따뜻한 곳은 아니어도 되는데.”

“그럼 가까운 일본도 좋아요. 다른 곳은 그래도 거리가 제법 있어 비행시간이 꽤 되는데 일본은, 특히 후쿠오카 같은 데는 우리 제주도 가는 것과 비슷하니까 편하게 잘 다녀올 수 있습니다. 마침 지금이 겨울이니까 온천여행으로 일본 다녀오면 딱 좋죠. 요즘 한창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구요.”

“그래요?”

“예. 3박4일이면 가고 오는 시간이 아까우니까 시간 절약도 되고, 또 특히 일본은 선진국이라 다녀오신 분들이 굉장히 편하고 좋았다는 말씀을 많이 해 주세요.”

“그럼 일본으로 하죠.”

“예. 일본 후쿠오카 온천여행으로 하시면 되겠습니까?”

“예.”

“그러면 여기 카타로그 보시고 결정해 주세요.”

나는 그녀가 건네준 카타로그를 보고 여러 상품 중 하나를 골라 결정했다.

“혼자시면 숙박비가 조금 더 부담이 됩니다. 대신 혼자서 방을 쓰시니까 편하실 거예요.”

직원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옛날 같았으면 돈이 아까워 같이 방을 쓸 사람을 구했겠지만 이젠 돈문제에 초월하기로 마음을 굳힌 상태였다.

“출발은 언제 할 까요?”

“나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여권 있으세요?”

“아니. 없는 데요.”

“그러시면 여권은 우리가 만들어 드리는데 만드는 기간이 필요하고. 오늘이 수요일이니까 보자... 음. 이번 주 토요일 아침 일찍 출발하는 걸로 하면 되겠네요. 이번 주 토요일 괜찮으세요?”

“예. 좋습니다.”

“그럼 이번 주 토요일 아침 9시 30분 아시아나 비행기로 예약하겠습니다.”

“예.”

일사천리로 예약을 마친 나는 여행사를 나와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엘 갔다.

설렁탕집에서 탕에 밥을 말아 김치와 깍두기를 넣고 얼큰하게 먹으니 간밤에 담아두었던 술찌끼가 모두 내려가는 것 같았다.

꺼억-

밥을 다 먹고 길게 트림을 하자 옆에 앉아 있던 젊은 여자 둘이 동시에 내 얼굴을 본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두 여자를 흘낏, 내려다보았다.

‘너희들이나 고상하게 얌전떨어라. 이제 곧 세상을 등질 놈이 무슨 눈치를 보겠냐.’

속으로 한 마디 해 주고 나는 식당을 나왔다.

거리를 30분 넘게 돌아다니다 나는 목적한 가게를 찾아 그곳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칼을 파는 곳이었다.

과일을 깎는 과도부터 시작해서 사시미칼까지 많은 종류의 칼들이 있었는데 나는 주인이 이상한 놈으로 볼까봐 이것저것 고르지 않고 눈에 띄는 것을 집어들었다.

“일식집에서 오신 모양이죠?”

내가 긴 사시미칼을 집어 들자 주인이 친근하게 말을 붙여온다.

나는 말대꾸를 하기 싫어 고개만 끄덕이고 사시미칼을 대,중,소 세 개로 골라 주인에게 포장을 해달라고 했다.

어떻게 강간을 하기 위해 사시미칼을 산다고 얘기할 수가 있겠는가?

주인이 포장을 해서 건네자 나는 물건 값을 깎지 않고 다 지불한 뒤 가게를 나왔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샀지만 당장 그것을 쓸 형편이 되진 않았다.

날도 환한 데다 사방을 둘러보며 오고가는 사람들을 보는데 막상 술에 취하지 않은 맑은 정신에 그런 짓을 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

나는 나중을 기약하고 다시 고시원을 향해 걸었다.

가는 도중에 고가의 노트북을 샀고 고시원에 들어가 인터넷을 신청했다.

그리고 한가한 시간이 되자 세 개의 사시미칼을 풀고 그것을 자세하게 보았다.

‘......!’

작은 것은 아담하게 느껴졌지만 중간 것은 적당했다. 그리고 가장 큰 것은 눈앞에 들이대면 오줌이라도 쌀만큼 위협적이었다.

세 개 모두를 번갈아 보니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불러오는 것처럼 포만감이 느껴지며 자신감마저 생겼다.

나는 한 개 한 개 모두를 정성스럽게 따로 간수한 뒤 이불을 깔고 자리에 누웠다.

‘이제 뭘 하지?’

막상 놀자니 할 일은 없고 또 여자생각이 났다.

그때 문득 수영이 떠오르자 나는 수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수영아. 나 철수야.”

“아. 오빠.”

내 전화가 반가운지 그녀의 목소리가 통통 튄다.

“오늘 휴가 받았다면서.”

“응. 국장님이 휴가 주셨어. 그리고 쉬고 나면 정식으로 발령내주신다더라.”

“그래? 정말 잘 됐다. 부럽네.”

휴대폰 너머로 수영의 부러워하는 얼굴이 환히 보이는 듯 했다.

“그래서 말인데 너 오늘 오빠 좀 축하해 주라.”

“내가?”

수영은 내가 인혜를 놔두고 자신에게 이런 말하는 게 의외인 듯 놀란 음성으로 되묻다가 즉시 대답한다.

“알았어. 퇴근하고 곧장 갈게. 어디로 갈까?”

내가 약속장소를 알려주자 수영은 혹시라도 내가 취소할 까봐 곧바로 전화를 끊는다.

나는 좁아터진 고시원에 있기가 싫어 밖으로 나왔다.

시간을 보니 약속 때까진 조금 여유가 있었고 뭘 할 까 잠시 망설이다 나는 사우나에 들렀다.

사우나에서 머리도 조금 다듬고 불가마에서 땀을 흘리고 나니 개운한 게 새롭게 태어난 느낌마저 들었다.



약속장소로 나가니 이미 수영이 먼저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오빠!”

나를 보자 그녀가 손을 흔들며 반갑게 맞아준다.

“많이 기다렸냐?”

내가 그녀의 맞은 편에 앉으며 묻자 수영이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아니. 나도 이제 금방 왔어.”

“녀석.”

언제 봐도 항상 밝은 표정의 수영이 부럽기도 하고 고마운 느낌도 들었다.

“오빠. 축하해. 그렇게 바라던 것이 이루어져서 정말 좋겠다.”

수영이 진심이 담긴 얼굴로 말하자 나도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래. 고맙다.”

“기분이 좋아서 그런가? 오늘따라 오빠 얼굴도 되게 잘생겨 보인다. 얼굴에 빛이 나는 거 같아.”

“하하. 무슨. 수영이 네가 좋게 봐서 그런 거겠지.”

말기암에 걸린 내가 어찌 얼굴에 빛이 날 수 있겠는가? 만약 그런 다면 사우나에서 땀을 빼 일시적으로 그리 보인 것일 게다.

“아니야. 진짜 오빤 키도 크고 얼굴도 정말 남자답게 잘 생겼어. 딱 내 이상형인데...”

수영이 말을 흐렸지만 그 다음 말은 안 들어도 알 수 있었다.

‘정작 당사자인 오빠는 나한테 관심도 없으니...’

그런 말이겠지. 내가 이제껏 관심을 보여 온 사람은 인혜라는 걸 누구보다 수영이 잘 알고 있었다.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리기 위해 내가 말을 꺼냈다.

“수영이 너도 열심히 하면 나처럼 정식 공무원이 될 수 있을 거야.”

그러자 수영이 자신 없는 얼굴로 고개를 흔들었다.

“난 안 돼. 오빠 같은 케이스는 몇 백 명 중에서 한 명 나올까 말까 하는 경우고 난 오빠처럼 그렇게 할 자신도 없어.”

하긴, 내가 국장의 개인노예라는 것은 도시계획국 직원이면 이미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고 그것은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했다.

“열심히 하면 안 될 것은 없지. 아무튼 우리 맛있는 거 먹자. 오늘 오빠가 한 턱 쏠게.”

내 말에 수영이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았어. 오빠가 처음으로 한 턱 내는 거니까 맛있는 거 먹어야지. 비싼 거 시켜도 되지?”

“마음대로. 돈 구애받지 말고 뭐든 시켜. 참. 술도 마시자.”

“그래.”



저녁식사를 안주 삼아 소주 두 병을 수영과 나눠 마시자 은근하게 취기가 느껴졌다.

수영도 그 중 절반 가까이 마셨고 그로 인해 볼이 발그레해졌다.

그 모습을 보자 만 19살밖에 되지 않은 풋풋한 젊음이 그대로 느껴지는데 육체적으로 보면 이때가 그녀 인생의 절정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이 12월, 수영은 올 해 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시청에 들어왔다.

10개월 정도 나와 같이 일을 했지만 녀석이 워낙 내게 친근하게 굴어서인지 몇 년은 알고 지낸 것 같다.

“잘 먹었냐?”

식사를 마치고 내가 묻자 수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밝은 목소리로 응, 하고 대답했다.

“난 아직 술이 부족한데, 우리 나가서 한 잔만 더 할까?”

“그래.”

식당을 나온 나는 수영을 데리고 근처 가까운 바로 갔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격조 높아 보이는 인테리어와 어두우면서도 화려하고 아늑한 조명이 한 눈에 봐도 고급스러운 술집이란 걸 느끼게 했다.

“오빠. 여긴 너무 비쌀 것 같은데. 다른 데 가자.”

수영이 내 옷소매를 잡아끌었지만 나는 반대로 그녀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다.

웨이터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으면서도 수영이 시종 불안한 표정을 짓자 나는 문득 웃음이 치밀었다.

수영이도 나와 같은 과인 것이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나 역시 단 돈 몇 천원에 벌벌 떨며 돈 아까워했으니까.

“오빠. 우리 그냥 호프집에 가서 생맥주나 한 잔 마시자.”

“괜찮아. 오늘 내가 수영이 너한테 한 턱 내고 싶어서 그러니까 잔소리 말고 나 하는 대로 보고만 있어.”

나는 웨이터를 불러 양주 작은 거 하나와 과일안주를 시켰다.

잠시 후 술이 오자 나는 양주를 따라 잔 두 개에 채우고 수영에게 말했다.

“자. 건배하자.”

내 기분에 동화된 듯 수영도 이제 더 이상 토를 달지 않고 잔을 내밀어 부딪혔다.

“건배.”

양주 한 잔을 단숨에 마신 수영이 반짝이는 눈동자로 나를 보며 말했다.

“오빠. 그런데 참 의외다?”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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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를 부른 거 말이야. 난 오늘 같은 날이면 오빠가 인혜 언닐 부를 줄 알았는데.”

“하하. 자식. 왜. 널 부른 게 못마땅하냐?”

“아니. 좋아서 그러지. 잘 안 믿겨지기도 하고.”

기쁜 표정을 짓는 수영의 얼굴이 너무 해맑아서 나는 당장이라도 그녀의 곁에 앉아 입술을 빨고 싶었다.

‘녀석. 너도 부모 잘 만났으면 지금쯤 대학생이 됐겠지? 너 정도 외모면 남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도 짱일 테고 미팅이나 하며 즐거운 시절을 보내고 있을 텐데.’

하지만 현실 속의 수영은 홀어머니 밑에서 어린 두 여동생을 키우느라 여념이 없는 불쌍한 처녀였다.

차라리 나처럼 고아라면 오히려 짐이 덜 해 살기 편했을 수도 있는데......

“수영이 너도 잘 알겠지만 사실 나 인혜와 잘 해 보려고 노력 많이 했다.”

수영이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뜻을 표현했다.

“고아로 자라서인지 나는 정상적인 가정을 꾸리고 사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워 보이더라고. 인혜를 보면 모든 것이 잘 갖춰져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 여자라면 결혼상대로 참 좋겠다 싶어서 내가 좀 들이댔지.”

내가 뭔가 심각한 얘기를 한다고 생각하는지 수영이 진지한 표정으로 내 말을 듣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 왠지 모든 것이 다 부질 없다는 생각도 들고 지금껏 내가 해 왔던 행동들이 모두 가식적이었단 걸 깨달았어.”

“오빠.”

“나 사실 인혜보다 수영이 널 좋아하거든?”

그러자 수영이 젖은 눈길로 나를 바라보았다.

“인혜는 조건이 좋아서 그런 거고 내 마음속은 수영이 널 좋아했어. 그런데 그걸 표현하지 못했던 거야.”

“오빠. 정말이야?”

“그럼. 내가 오늘 같은 날 왜 거짓말을 하겠냐?”

“하긴.”

“감정적으로는 너를 좋아했지만 결혼이란 중대사를 앞에 놓고 보면 인혜를 택할 수밖에 없는 내 심정이 괴로웠다. 하지만 이제 정식공무원이 된다고 생각하니 내 마음 가는 대로 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수영이 마치 내 심정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자 한 잔 더 하자.”

내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술을 채우자 수영이 또 단번에 술을 비운다.

“야. 천천히 마셔.”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니 어느새 양주 한 병이 다 떨어졌다.

“술 더 할래?”

내가 묻자 수영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취해서 못 먹겠어.”

“그래? 그럼 그만 일어서자.”

일어서며 수영이 비틀거리자 나는 그녀를 부축했다. 계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는데 그때까지도 수영이 내 팔에 의지해 몸을 가누지 못하자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많이 취해?”

“응.”

“그럼 잠깐 쉬었다 갈까?”

내가 가볍게 떠보자 수영이 아무 말 하지 않고 내 품속에 고개를 묻는다.

나는 그것이 무언의 긍정이라는 것을 알고 그녀를 안은 채 주변을 돌아보았다.

‘......!’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모텔 간판이 보이자 나는 수영을 부축하고 모텔로 향했다.

모텔 안으로 들어가자 오십은 넘어 보이는 뚱뚱한 여자가 카운터에 있다 내게 물었다.

“주무실 건가요?”

“예.”

내가 대답하며 돈을 지불했다.

“여기 키 받아 가세요.”

키를 들고 엘리베이터 앞에 서자 수영은 부끄러운지 고개를 들지 않고 내 품속에 얌전하게 서 있었다.

덜컥-

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가 침대 옆에 설 때까지도 수영은 내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술에 취해서라기보다 부끄러워 그러는 것 같았다.

나는 수영을 품에서 떼어내고 그녀를 침대에 앉혔다.

침대에 앉고서도 고개를 들지 못하는 그녀를 내가 가만히 불렀다.

“수영아.”

수영이 고개를 들어 내 얼굴을 살며시 쳐다본다.

두 눈이 마주치자 나는 손을 뻗어 발갛게 달아오른 수영의 두 뺨을 감싸 쥐었다.

그래도 수영이 가만히 있자 나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살며시 키스를 했다.

‘......!’

말랑말랑한 입술의 감촉을 느끼다 혀를 내밀어 입술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수영이 순순히 입술과 치아를 벌려주자 내 혀는 뱀처럼 미끄러지며 수영의 입안 전체를 헤집고 다녔다.

순식간에 두 사람의 입속에 침이 고였고 마침내 한계에 이르자 우리는 입속에 들어있는 서로의 타액을 꿀꺽 삼켰다.

“하아. 오빠.”

수영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나를 부르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에게서 약간 떨어졌다.

전부터 느낀 것이지만 수영이란 이 아이는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내게 몸을 허락할 것 같은 인상을 받았었다.

지금도 술에 취했다는 것을 핑계로 내게 모텔에 들어올 구실을 마련해 주었고 부끄러워하고는 있지만 아마도 끝까지 갈 각오를 하고 있을 것 같았다.

조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없는 것이다.

먼저 나는 수영의 외투를 벗겨 내 것과 같이 옷걸이에 걸었다.

그리고 수영의 곁에 앉아 그녀의 몸을 안았다. 160이나 될 까? 크지 않은 키에 몸집 또한 작아서 품에 안으니 쏙 들어오는 느낌이다.

그렇게 한참을 있었다.

그러다 불쑥 수영에게 물었다.

“여기서 나랑 자고 갈래?”

섹스도 하지 않고 이런 말을 묻다 아예 파토가 날 수도 있었지만 마음에 여유가 넘쳐 자연스럽게 말이 되어 나왔다.

수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내가 사는 고시원이 워낙 좁아서 이렇게 넓고 좋은 곳을 보니까 자고 가고 싶다.”

내 말에 수영이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는데 그것을 허락으로 받아들인 나는 그녀를 품에 안은 채 침대에 누웠다.

“아. 편하고 좋다.”

내가 탄성을 발하다 수영의 몸을 끌어당겨 다시 입술에 키스를 했다.

두 번째라 역시 전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수영이 내 입술을 받는다.

쭉- 쭉쭉-

입술을 빨다 귀쪽으로 이동해 그녀의 귓바퀴를 이빨로 살짝 깨물었다. 그리고 혀를 내밀어 귀를 핥고 빨았다.

“아이.”

수영이 그제야 확실한 반응을 보이며 몸을 움츠린다.

나는 귓구멍 속으로 혀를 밀어 넣으며 손을 셔츠 속으로 집어넣고 가슴 쪽까지 올렸다.

순간 가슴에 손이 닿는데 그 크기에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뭐야? 어린 게 가슴은 되게 크네.’

비록 브래지어에 가려 있었지만 손에 느껴지는 볼륨감이 굉장한 크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얼른 수영에게서 몸을 떼고 그녀의 셔츠를 벗겼다.

“오빠.”

수영이 얼굴을 붉히며 머뭇거리자 나는 부드러운 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안심시킨 뒤 재빨리 옷을 벗겼다.

그러자 검정색 브래지어와 함께 커다란 가슴이 눈에 들어왔다.

‘이것 봐라? 이게 열아홉 살 가슴이야?’

며칠 전 만졌던 인혜의 가슴도 약간 작은 편이었고 어젯밤 보고 만졌던 윤정의 가슴은 인혜보다 더 작았다.

그런데 이제 겨우 성인이 된 수영의 가슴은 인혜보다 두 배는 더 커 보였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킨 뒤 손을 뻗어 수영의 브래지어를 벗겨냈다.

‘......!’

마치 수박을 절반 잘라서 붙여놓은 것처럼 커다란 가슴 두 개가 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큰 데도 가슴은 아래로 처지지 않았고 정점에 달려 있는 분홍빛 젖꼭지는 가슴과 반대로 너무 작고 연약해 보였다.

“오빠!”

수영이 부끄러운 듯 두 손으로 꼭지를 가렸다. 그러자 나는 얼른 그녀의 두 손을 옆으로 치웠다.

“가리지 마. 이렇게 예쁜데 왜?”“아이. 부끄럽단 말야. 나 어렸을 때부터 가슴이 너무 커서 스트레스 받았었는데.”

그러면서 수영이 두 손으로 자신의 이마와 눈 있는 부근을 가리는데 뺨을 발갛게 물들이며 수줍어하는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두 손을 밑으로 내려 가슴 두 개를 움켜쥐었다.

“아!”

어젯밤 윤정의 가슴은 손으로 다 덮으면 가슴이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 지금 이 가슴은 손으로 쥐어도 밖으로 삐져나온 부분이 더 많을 정도로 크다.

나는 자연스럽게 가슴을 주물렀다.

맛사지 하듯 가슴 전체를 골고루 주무르다 마음이 동하자 고개를 숙이고 작은 꼭지 하나를 입속에 넣었다.

“아! 오빠.”

수영이 탄성을 발하자 나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수영의 가슴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아응.”

입으로 계속 빨면서 손으로 수영의 배를 쓰다듬어 주었다. 특히 배꼽이 있는 부분을 부드럽게 쓰다듬자 수영은 몸을 꿈틀거리며 내 몸을 만지려했다.

그러자 나도 얼른 상의를 벗고 수영의 몸위로 엎어지며 수영의 얼굴을 끌어안았다.

“오빠.”

내가 가슴을 수영의 가슴에 딱 밀착시키며 얼굴을 쓰다듬자 수영도 내 등을 꽉 끌어당기며 내 맨 살을 쓰다듬는다. 서로의 살을 만지며 쓰다듬다 나는 서서히 손을 아래로 내렸다.

바지가 걸리자 호크를 풀고 자크를 아래로 내렸다.

찌이익-

자크 내려가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리며 내가 바지를 벗기려 힘을 주자 그때 처음으로 수영이 내 손을 잡고 제지했다.

“오빠.”

“응?”

“하나만 물어볼게.”

“응.”

“인혜 언니랑 이런 거 했어?”

나는 아무 주저없이 바로 대답했다.

“아니. 하지 않았어 수영이 네가 처음이야.”

“아. 오빠.”

내 말에 수영의 손이 힘없이 떨어졌다.

승낙의 표시였다.

나는 거침없이 바지를 벗겨 내렸고 내친 김에 팬티까지 모두 벗겨 수영을 완전히 알몸으로 만들었다.

‘......!’

벗겨놓고 보니 수영의 몸은 제법 살집이 있는 편이었다.

인혜나 윤정의 몸은 날씬하다 못해 조금 마른 편이었는데 수영은 허벅지도 제법 튼실하게 굵고 가슴은 더욱 컸다.

수영을 알몸으로 만든 뒤 나도 바지와 팬티를 벗고 알몸이 되어 수영의 앞에 섰다.

이미 단단하게 직립한 자지가 위아래로 꺼떡거리며 수영의 눈앞에서 그 위용을 드러냈다.

‘......!’

수영이 말없이 내 자지를 보고 있는데 입이 벌어지고 눈이 크게 떠져 있는 것이 꽤 놀란 표정이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수영의 몸 위로 올라가 내 몸을 겹쳤다.

살과 살이 마주 닿자 나는 맨살을 부비며 수영에게 키스를 했다.

“흐응.”

수영이 내 등을 감싸며 마주 호응해 왔다.

수영이 내밀어준 혀를 쭉쭉 빨다가 고개를 아래로 숙여 작은 젖꼭지를 빨았다.

“오빠!”

가슴을 애무하며 손을 다시 아래로 내리고 아랫배를 살살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 손을 아래로 더 내리자 까칠한 보짓털이 만져졌다.

보짓털을 한 번 움켜쥐었다가 더 아래로 내리니 세로로 갈라진 둔덕이 느껴졌다.

손바닥으로 둔덕 전체를 압박하며 쓰다듬자 손 전체에 물기가 묻어나오며 괴로운 듯 수영이 몸을 꿈틀거렸다.

손가락을 세워 물기가 나오는 근원지를 찾아 안으로 침입해 들어갔다.

“아아!”

손가락 하나가 보지속살을 헤치며 침입하자 수영이 크게 신음소릴 내며 내 등을 꽉 끌어당겼다.

보지 전체를 탐험하던 내 손가락이 마침내 질속으로 들어가려 하자 수영이 나를 제지했다.

“하아. 오빠. 거긴 오빠 걸로. 오빠 그걸로 해 줘.”

자지로 해달라는 말을 듣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락을 뺐다.

앞으로 수영이란 아이는 큰 이변이 없는 한 내가 죽을 때까지 내 섹스파트너가 될 것이다.

오늘 하루만 할 것도 아니고 또 죽음에 임박했을 때 가장 의지할 수 있는 한 사람을 꼽으라면 바로 이 아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함부로 하기 싫었다.

나는 수영의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로 들어가 자세를 잡았다.

“지금 해도 되겠어?”

수영이 고개를 끄덕이자 나는 자지를 수영의 보지 속으로 밀어 넣었다.

이미 주변에 애액이 넘쳐나고 있어 진입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역시 구멍 찾기는 쉽지가 않다.

수영도 반항하지 않고 잘 호응해 주고는 있지만 질입구를 찾는 데까지는 얼마 정도 시간이 걸렸다.

“아아. 오빠.”

단단하게 선 귀두가 어느 부분을 찌르자 수영이 깜짝 놀라며 나를 부르는데 바로 이곳이라는 감이 왔다.

나는 수영의 엉덩이를 잡고 힘을 줘 귀두를 쑥 밀어 넣었다.

“흑!”

드디어 귀두가 질속으로 삽입이 되었고 그와 동시에 수영이 짧고 강하게 신음소릴 토해냈다.

나는 바로 어제 윤정의 질속으로 들어갔던 때를 기억해냈다.

그때와 거의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그보다 더 쉽게 들어간 것 같기도 했다.

‘수영이의 보지가 더 넓은 걸까? 아니면...’

헐거운 느낌은 아니지만 윤정이와 비교해 분명 진입이 더 쉬운 것으로 보아 수영이 처녀는 아니고 남자 경험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하긴 요즘 여자애들 고등학생만 해도 처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말이 우스개처럼 들리는 세상이라 수영이 역시 경험이 있다고 나무랄 일은 아니었다.

떠오르는 잡념을 모두 던지고 나는 섹스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내가 허리를 서서히 움직이며 자지를 왕복하자 수영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신음소릴 뱉어낸다.“흐윽. 아아!”

한꺼번에 수십 번을 반복하며 좆질을 하다 단숨에 뿌리 끝까지 박아 넣자 수영이 헉, 소릴 내며 몸을 경직시켰다.

내가 자지를 깊이 박은 채 원을 그리며 돌려주자 수영이 내 목을 끌어안고 나를 부른다.

“오빠. 사랑해.”

“나도. 수영이 너 사랑해.”

“아아. 오빠. 오빠가 이렇게 해 주니까 너무 좋다. 날아갈 것 같아.”

“그래?”

내가 입술을 갖다 대자 수영이 내 입술을 빨며 적극적으로 호응해 왔다.

어젯밤 윤정이도 비록 강간이었지만 자지를 보지 깊숙이 삽입하고 비벼주자 그 다음부터 허물없는 사이가 돼 버렸는데, 수영이 역시 자지를 보지 가득 채워주고 압박하며 돌려주자 전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수영이 입술을 자유롭게 놔 주자 나는 다시 그녀의 가슴을 손과 입으로 애무했다.

가슴이 커서 손으로 쥐기도 편했고 꼭지를 빨기도 좋았다. 내가 한참 동안 꼭지 두 개를 번갈아가며 빨고 있을 때 수영이 내 등을 끌어당기며 속삭였다.

“오빠.”“응?”

“해줘.”

“......?”

“거기. 나 못 참겠어. 오빠. 거기 좀 움직여 봐.”

무슨 뜻인지 깨닫고 나는 허리를 세웠다.

그리고 깊숙이 묻어두었던 자지를 뒤로 한 번 빼낸 뒤 본격적으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수영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으응!”

퍽퍽퍽퍽퍽-

어제부터 좆질하며 숫자를 세는 습관이 생겨버렸다. 한 번 움직일 때마다 삼십 번씩, 그렇게 몇 번을 하고 자세를 바꾸거나 조금 쉰다. 그리고 또 삼십 번씩 몇 회 반복.

나는 수영을 상대로 체위를 바꾸거나 하지 않고 그 상태로 자지만 왕복했다.

그렇게 수백 번을 기계적으로 반복하자 어느 순간 수영이 거칠게 신음소릴 토해내며 내게 매달렸다.

“오빠! 하윽. 나 미치겠어. 아아.”

나도 서서히 사정할 기미가 느껴지자 나는 더 이상 참지 않고 그냥 해 버리기로 마음먹었다.

퍽퍽퍽퍽퍽-

질꺽- 질꺽-

점점 속도를 높이고 좆을 강하게 박아대자 밑에서 살끼리 부딪히며 이상한 소리가 났다.

“아아. 오빠. 흐으응.”

수영이 절정에 오른 표정으로 몸부림을 치자 나도 한계에 온 것을 느끼고 몸을 숙여 수영의 얼굴을 보듬어 안았다.

그리고 자지를 수영의 보지 깊숙이 박고 쏟아져 나오는 정액을 마음껏 뽑아냈다.

“아아. 나온다.”“오빠.”

쿨럭-쿨럭-쿨럭-

쉬지 않고 정액이 밀려나오는데 어제 한 번 배출시켰는 데도 전혀 양이나 느끼는 쾌감이 줄지 않았다.

사정이 끝났지만 우리는 한 동안 그 상태를 유지한 채 서로의 몸을 애무하며 여운을 즐겼다.

“우리 같이 샤워할까?”

내 말에 수영이 얼굴을 붉힌다.

“부끄러운데.”

“뭐가 부끄러워? 앞으로도 우리 계속 이거 할 텐데 미리 익숙해지는 것도 괜찮아.”

“아이.”

부끄러워하면서도 수영이 거부하지 않자 나는 욕실에 물을 받아놓고 수영과 같이 샤워를 즐겼다.

평소에 국장의 몸을 씻겨주고 맛사지까지 예사로 해 왔던 터라 수영에게 그 실력을 약간 발휘해 주었더니 그녀는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매달렸다.

“오빠. 오늘 나한테 너무 잘 해 준다. 나 오늘처럼 기분 좋은 날이 없었는데 나도 앞으로 오빠한테 진짜 잘 할게.”

“하하. 알았다. 기대해 보지.”

샤워를 마치고 침대로 돌아오자 수영이 집으로 전화를 했다.

“응. 미영아. 나 언닌데 오늘 친구집에서 자고 갈 길이 생겼어. 그래. 내일 바로 시청으로 출근할 거니까 기다리지 말고 자라.”

수영이 전화를 끊자 내가 물었다.

“동생?”

“응. 내 바로 밑의 동생. 이제 고1인데 공부도 잘하고 아주 착해.”

“응.”

수영이 휴대폰을 놓고 알몸으로 내 품에 안기자 나는 그녀를 안은 채 침대에 누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바로 꿈나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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