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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사우나에서 낮잠을 잔다.
모든 사람들이 열심히 일을 하고, 각자의 분야에서 정진하고 있는 시간에 나는 사우나에서 눈을 뜬다.
내가 백수냐고? 아니다, 재벌 2세냐고? 물론 아니다.
나는 300만 실업 시대에서 살아남은 어엿한 직장인이다.
그것도 나름 전문가라고 자부하며 살고 있는 능력 있는 직장인이다.
무슨 전문가가 평일 대낮에 사우나 질이냐고? 나는 영업 전문가이다.
더 자세하게 말하면 접대 전문가라고 하는 것이 옳을 수도 있겠지..
나의 주된 업무는 접대다. 그 중에서도 골프 접대와 음주 접대가 나의 특기이다.
나의 전문 분야가 이렇다 보니, 난 라운딩이 없는 날은 알코올을 빼기 위해서 사우나에서 낮잠을 잔다.
거의 매일 저녁 술을 마셔야 하기 때문에 죽지 않으려면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이 짓을 12년째 하다 보니 이제는 정말 힘들다. 하루하루 나의 젊음과 체력을 갉아 먹으며 먹고 사는 거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나의 일상이 너무 힘들다 말하면, 복에 겨워서 그런다고 한다.
낮에는 골프, 밤에는 텐 프로랑 뒹굴면서 돈까지 벌면 그게 지상 낙원이란다.
지랄...
골프? 접대 골프만 7년째다. 접대 받는 사람들이야 가끔 가는 골프장이니 즐겁고 신날지 모르겠지만,
나같이 일주일에 최소 2번 많으면 4번씩 나가봐라. 그게 레져 활동이라는 생각이 드는지,
웬만한 캐디들 보다 코스는 빠삭하게 외우고 다닌다.
대충 공 맞는 소리와 방향만 들어도 공이 어디쯤 떨어 졌는지 느껴지기 시작하면, 골프채 만 봐도 성질 난다.
노가다 하는 사람처럼 시커멓게 그을린 피부는 또 어떻고? 이럴 거면 차라리 프로 생활을 하지..
텐 프로? 처음에는 좋았지.. 걔 내들이랑 2차 나가도 아무런 반응이 안 온다 이젠..
매일 술 처먹고 잠도 제대로 못 자는데 빠구리는 무슨..
옆에서 물고 빨고 해 봤자 아무런 감응이 없다. 잠만 오지..
매일 이런 생활을 반복하던 나에게 작은 활력소가 하나 생겼다.
그날은 정말 오랜만에 접대가 없는 날이었다.
사우나에서 나와서 언제나 그렇듯이 습관적으로 커피를 마시러 간다.
항상 앉는 자리에 여느 때처럼 아메리카노를 하나 주문하고 담배를 문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아무런 의미 없는 시선으로 바라본다.
어쩌면 사람들을 보는 게 아니라, 움직이는 것들을 바라보는 느낌으로 멍 때리고 있는 거다.
이럴 때가 난 가장 편안하다.
커피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는 데 구석 자리에 앉아 있는 여자가 나를 바라보는 것 같다.
이 시간에 내가 아는 여자가 여기 있을 리가 없는데 생각하며...다시 한 번 유심히 바라본다.
흰색 야구 모자를 쓰고 하나로 묶은 머리를 모자 뒤로 뺐다..
목 선이 유난히 희고 가늘어 보인다.
네크 라인이 약간 헐렁하게 늘어난 핑크 파스텔 톤의 폴로 니트 사이로 드러난 뚜렷한 쇄골 선이 가냘퍼 보인다.
어깨를 가로 지르는 브래지어 끈이 매우 섹시해 보인다.
화장을 하지 않은 민 얼굴인데 유난히 입술이 붉어 보인다.
나의 시선이 갑자기 잡지를 보고 있던 그 여자의 눈과 마주쳤다.
그녀는 나를 보더니 입 꼬리를 살짝 올리고는 살짝 눈웃음을 짓는다.
난 무슨 죄를 지은 사람인양, 재빨리 눈을 돌린다. 내가 당황할 상황이 하나도 없었는데,
갑자기 계면쩍어 오지도 않은 거래처 전화를 받는 척하며 커피 전문점을 나선다.
참 내...이 나이에 마치 짝사랑하던 여학생과 마주친 고등학생처럼..
내가 생각하기에도 참 어의가 없어 실소를 터뜨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 후로도 그 커피전문점에서 그 여자를 서너 번 마주쳤다,
조용히 앉아서 커피를 마시는 그 여자의 목선과 입술을 보는 것이 나의 지루한 일상 속에 작은 기쁨이 되었다.
그 여자의 모습을 볼 때마다 뭔지 모를 흐뭇함에 미소를 짓곤 했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그 여자를 보기 위해서 거의 같은 시간에 그 커피 전문점을 찾곤 했던 거 같다.
하지만 더 이상 그녀의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아쉬움 속에 그 여자의 모습은 차차 내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그 때는 그 여자를 다시 만나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
박부장 접대 일기(2): 지연이
오늘은 용인에서 골프 접대를 하고 근처에서 유명하다는 유황오리 백숙을 사 먹였다.
퍽퍽하고 맛도 없는 오리고기를 이 자식들은 신나서 잘도 처먹는다.
난 운전해야 하니 술은 패스..
그나마 다행이지만 사람 앞에 두고 지들끼리 떠들썩하게 술을 마시며 골프이야기를 한다.
“박부장 골프 연습 좀 더해야겠어~ 어찌 그리 실력이 안 느는지 몰라 박부장은 ㅎㅎㅎ..”
“ㅎㅎㅎ 제가 못 치는게 아니라 이사님이 너무 잘 치시는 거죠 ㅎㅎㅎ”
‘지랄.., 내가 실력 것 치면 한 손으로도 넌 이기겠다, 니가 골프를 아니?’
속으로 삭이면서 퍽퍽한 오리 고기를 씹는다…
서울로 오는 길 내내 한 놈은 코를 골며 자고 있다.
한 놈은 별로 바쁜 일도 없으면서 부하 직원한테 전화해서 이것저것 지시한다.
지가 무슨 이건희도 아니고 전화로 세상 일 모두 저 혼자 처리하는 것처럼...
그렇게 바쁜데 어떻게 골프는 나오셨는지.. 정말 짜증난다.
룸미러에 비친 나의 얼굴도 짜증난다.
저런 놈들을 접대하고 비위 맞춰가며 돈을 벌어야 하는 나의 모습이 정말 싫어진다. 한 대 후려치고 싶다.
일반 직장인들이 모두 퇴근하고 난 시간인 9시경이 되서야 여의도에 도착했다.
항상 오는 룸살롱이지만 난 여기가 여전히 불편하다.
항상 보는 얼굴이지만 오랜만에 온 손님인 듯 대하는 대복이..
아니 이제는 정사장이다. 이 녀석을 본지가 벌써 7년째..
이 녀석은 그땐 웨이터였는데 이제는 어였한 사장이다. 참 시간도 빠르다..
항상 그렇듯이 맥주가 먼저 들어오고 한 두잔 마시고 있으면, 아가씨들 초이스가 시작된다.
이 자식들 더럽게 까다롭다.
무슨 선자리 온 것도 아니고 대충 할 것이지 술 마시고 그냥 원나잇할
아가씨를 고르면서 세자비 삼간택 하듯이 까다롭게 군다. 피곤하다. 자고 싶다..
두 놈의 초이스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술을 마시려 하는데,
나도 초이스 하라고 지랄한다. 고양이 쥐 생각하는 거다 ㅆㅂ
웨이터 불러서 아무나 한 명 데리고 오라고 한다.
이 새끼들은 벌써 술 한 잔씩하고 주물러 대고 있다.
계집애들은 어떻게든 팁 한 푼이라도 더 뜯기 위해서 앙탈하고 지랄들이다.
이런 모습이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난 여전히 짜증이 난다.
하기야 돈 벌려고 웃음팔고 몸 파는 건 나도 똑같다는 생각이 들어 왠지 서글퍼 진다.
노크 소리가 나고 웨이터가 아가씨 한 명을 데리고 들어온다.
의례적으로 웨이터에게 팁 2만원을 건낸다. 웨이터가 “아껴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형님” 하면서 나간다.
지랄..아껴 쓰기는 퍽이나..
이 새끼들은 룸살롱의 기본이 안돼있는 새끼들이다.
접대 받으면서도 지들 주머니에서 팁 만원 한 장이 안 나온다. 매너 없는 새끼들
옆에 앉은 애가 술을 한 잔 따른다. “안녕하세요. 지연이에요” 지연이.. 참 흔한 이름이다.
업소명을 보아하니 얘는 이 바닥에 입문한지 얼마 안된 아이다.
나가요들은 경력이 좀 생기면 특이한 이름을 짓는다.
기억이 잘되는 이름으로, 지연이라는 이름을 쓰는 거 보니 그냥 지 본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폭탄주가 몇 바퀴씩 돌고 노래에 부르스에 난리다. 아 정말 힘들다.
빨리 2차들 내보내고 쉬고 싶은데 이 것들이 필이 돌았는지 계속 신나서 놀고 있다.
한 새끼는 지가 무슨 디너쇼 공연에 나온 가수인 것처럼 계속 마이크 들고 노래 삼매경이다.
한 새끼는 아가씨 눕혀 놓고 씨름 중이다.
어떻게 하나 같이 붕어빵을 찍어 놓은 것처럼 똑같은지 정말 신물 난다.
옆에 앉은 지연이라는 아이가 취기가 도는 지 옆에 기댄다.
밀쳐낼까 하다 정말 힘들어하는 거 같아서 그냥 둔다. 나도 옆에 기대서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피곤했으니까..
이 새끼들 이제 놀만큼 놀았는지 가자고 한다.
내 덕분에 잘 놀았고 정말 좋았단다. 마치 집으로 돌아갈 것처럼 군다. 지랄.. 정말 웃기신다..
그냥 보내봐라 박부장 접대하는 게 영 시원찮다고 본부장한테 이를 거면서..
나름 젠틀한 척 뻐꾸기 날린다. 가겠다는 놈들을 억지로(?) 잡아서 2차 내보낸다.
오늘도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어깨에 힘이 완전 빠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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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도 해야 하고 언제나처럼 시원한 꿀물도 마실 겸 다시 룸으로 들어간다.
지연이라는 아이는 아직도 엎어져서 자고 있다.
화류계 생활을 하다 보면 진상 손님만 있는 게 아니라, 가끔 이런 진상 아가씨들도 보게 된다. ㅎㅎㅎ
대복이 아니 정사장이 들어온다.
지연이라는 아이를 보더니 깨워서 내보내려고 한다.
갑자기 그 아이가 불쌍해 보인다.
지금 나가서 다른 룸에 들어가면 돈이야 더 벌겠지만 엄청 고생할 거 같은 생각이 든다.
지금도 취해서 몸을 못 가누는 데..
갑자기 있지도 않은 객기가 생긴 건지 취기가 돌아서 그런 건지,
정사장에게 술 한 병 더 가져와서 같이 마시자고 한다.
이 아이는 연장 끊어줄 테니까 여기서 재우고 둘이서 마시자고 한다.
정사장도 내 기분을 눈치챘는지 별 말 없이 술 한 병 들여오라 하고 자리에 앉는다.
짜식~~ 술은 서비스란다. ㅎㅎ
한잔 두잔 마시다 보니 취기가 오른다.
내가 술을 먹는 건지 술이 나를 먹는 건지 구분이 안 간다.
지연이라는 아이는 이 상황에서 참 잘도 잔다. 이 아이 정말 진상이다.
이래가지고 어떻게 이 바닥 생활을 하려는지 쯧쯧..
벌써 새벽 2시다. 정사장은 다른 테이블 손님 때문에 바쁘다. 나도 피곤하다.
이 아이 깨워서 내보내고 집에 가야겠다.
팁을 좀 줄까 하다가 그럴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 그만두기로 한다.
깨울까 하다가 괜히 피곤해질 거 같아서 그냥 일어서기로 한다.
옷을 주워 입고 일어서는데 이 아이의 어깨가 눈에 들어온다. 왠지 낯이 익다.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이 아이의 입술이 참 마음에 든다는 생각을 했었다.
설마, 커피 전문점에서 본 그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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